가성비 갑 싱글 몰트 위스키
글렌 데브론 20년은 하이랜드 지역에서 온 싱글 몰트 위스키로, 알코올 도수는 40%를 가지고 있습니다.
진한 금색의 색감을 띠며, 향에서는 열대 과일 느낌이 더해진 부드러운 풍미가 특징입니다.
아무래도 이 보틀의 가장 큰 매력은 가격에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위스키가 20년 이상 숙성되면 가격 단위가 확 달라게 되죠?
글렌 데브론 20년은 면세점에서 1리터 대용량을 약 90달러 정도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묵직한 캐스크 스트렝스나 진득한 셰리 폭탄을 기대하신다면 방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
렌 데브론 20년 맛,향,피니쉬 - 테이스팅 노트
글렌 데브론 20년 - Nose (향)
잔을 가까이 대면 단감의 달큰한 향이 먼저 올라오고, 뒤이어 레몬 과육과 레몬필의 시트러스가 산뜻하게 겹쳐집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쉐리 캐스크 특유의 건포도, 대추, 건살구 같은 과실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사과 껍질의 시큼함이 도드라지며 전체적으로 가볍고 화사한 인상을 줍니다.
바닐라와 꿀, 약한 플로럴 노트가 배경을 받쳐주고, 에어링이 진행될수록 로스팅된 견과와 정향, 시나몬, 이끼와 담배잎 같은 묘한 뉘앙스가 숨어 있다가 서서히 드러납니다.
글렌 데브론 20년 - Palate (맛)
입안에서는 레몬과 포도 과즙이 산뜻하게 터지며 와우껌 같은 단맛이 뒤를 잇습니다.
그러나 금세 나무껍질 특유의 떫고 씁쓸한 맛이 단맛을 덮어버리고, 혀끝에는 정향과 넛맥 계열에서 오는 가벼운 스파이스가 남습니다.
텍스처는 묽고 가벼운 편이지만, 에어링이 진행되면 헤이즐넛이나 마카다미아 같은 고소한 견과 풍미가 점차 살아나면서 전체적인 밸런스를 보완해 줍니다.
글렌 데브론 20년 - Finish (피니쉬)
피니시는 상당히 짧아 아쉬움을 남깁니다.
목 넘김 직후에는 포도 씨앗의 떫은맛과 사과 껍질의 시큼한 잔향이 잠시 머무르고, 뒤이어 볶은 견과류의 고소함과 약한 카카오 뉘앙스가 스쳐 지나갑니다.
미묘한 향수 같은 파우더리한 느낌과 아주 약한 오크 터치가 남긴 하지만, 20년 숙성 위스키에서 기대할 만한 롱 피니시는 찾기 어렵습니다.
글렌 데브론 20년 총평 - 리뷰
20년 숙성이라는 이름값에 비해 숙성감이나 맛의 다채로움은 솔직히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똥술이라 부를 정도는 아니고, 위베 점수 정도는 납득할 수 있을 만큼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편입니다.
개인적인 기준에서 오프노트라 할 만한 결함은 보이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달달한 맛이 돋보였습니다. 다만 반드시 에어링을 거쳐야 제 맛을 내는 술이라는 점은 아쉽습니다.
이 위스키를 온전히 즐긴다기보다는, 좋은 술을 먼저 마신 뒤 입이 절여졌을 때 엔트리급을 마시듯 가볍게 넘기면 의외로 괜찮게 다가옵니다.
숙성 연수 덕분인지 이후에 다른 엔트리 라인을 마시면 거친 느낌이 확 드러나서 상대적으로 부드러움은 느껴지지만, 맛 자체가 20년이라는 숫자값을 충실히 증명해주지는 못합니다.
에어링 후에 올라오는 이끼 같은 향은 호불호가 갈릴 지점이기도 합니다.
20년 숙성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쓴맛이 강하게 치고 들어오며, 오픈 직후에는 소다와리로 마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피니시 초반부가 순식간에 증발해 버리는 듯한 인상은 이 술의 가장 큰 의문점이자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결국 쓴맛을 줄이기 위해 긴 에어레이션이 필요하고, 시간이 흐르면서도 쉐리 캐스크 특유의 영향력은 점차 옅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가격 면에서는 큰 부담이 없지만, 20년 숙성이라는 딱지와 기대감, 그리고 면세점 슬롯을 차지할 만큼의 메리트는 솔직히 부족합니다.
개인적인 총평을 내리자면, 가격 대비 가볍게 경험해볼 수는 있으나 굳이 찾아 마실 술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글렌 데브론 20년이 싼 이유
글렌 데브론은 하이랜드 지역의 증류소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글렌피딕이나 글렌리벳 같은 대형 메이저에 비해 상당히 낮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통 단가 자체가 낮게 책정되고
생산량 대비 수요가 적어 20년 숙성이라는 타이틀을 달고도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브랜드 파워 부족 + 면세점 전용 전략이 맞물리면서 “20년 숙성인데도 싼” 독특한 포지션을 차지하게 된 겁니다.
글렌 데브론 20년 추천 안주 - 어울리는 음식의 특징
글렌 데브론 20년과 함께라면 먼저 치킨 같은 기름진 음식이 좋습니다.
기름기가 위스키의 가벼운 단맛과 밸런스를 맞춰주면서, 짧은 피니시를 부담 없이 넘어가게 해줍니다. 다음으로는 훈제 오리나 삼겹살 구이처럼 약간 고소하고 담백한 육류도 잘 어울립니다.
은은한 쉐리 풍미가 고기 풍미를 살리고, 혀에 남는 떫은맛을 적절히 중화합니다.
좀 더 가벼운 안주로는 편의점에서 파는 안주류도 괜찮습니다. 옛날에야 편의점 안주들이 창렬스럽다.. 창렬푸드다.. 라는 말이 있지 요즘은 정말 잘나오는편입니다. 특히 치즈볼 같이 생긴통에 담긴 믹스견과류들 및 간단한 마른 안주류 들과도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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