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사의 토리이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한 실루엣 한눈에 봐도
아, 이건 일본스럽다가 느껴지는 병입니다. 보틀만 놓고 봐도 존재감이 확실합니다 :)
주변 지인들 그리고 선배님들의 평과 인식으론 가쿠빈의 상위호완 쯤으로 보이던데...
막상 마셔보니 그 표현으로는 부족하더군요. 알코올이 거의 치고 올라오지 않고, 향의 레벨이 한 단계 높습니다. 제가 봤을 땐 가쿠빈과는 급이 다르다는 느낌 까지 받게 되었네요 ㅎㅎ..
타이밍 좋게도 직장 선배가 일본 출장을 다녀오셔서, 부탁해 간사이 공항 면세점에서 히비키와 로얄을 함께 받아왔습니다.이번 글에서는 그중 산토리 로얄에 집중합니다.
이제부터 제가 실제로 마시며 기록한 향–맛–피니시 테이스팅 노트와 총평을 차근차근히 풀어보겠습니다.
산토리 로얄 SR 맛,향,피니쉬 - 테이스팅 노트
Suntory Royal Nose (향)
잔에 코를 가까이 대면 벚꽃향이 가장 먼저 올라옵니다.
그 뒤를 따라오는 건 과일맛 풍선껌 있잖아요 약간 와우 풍선껌의 향이 조금 느껴집니다.
끝물쯤엔 확실히 오크향이 느껴지는데, 우리가 흔히 아는 스탠다드한 오크와는 조금 다른 결의 향입니다.
약간 더 매끄럽고, 은은하게 스멀스멀 올라오는 스타일. 그리고 살짝 얹힌 시트러스함은 플로럴한 뉘앙스에서 파생된 느낌이라 럼 캐스크 특유의 시트러스와는 결이 다릅니다.
Suntory Royal Palate (맛)
입에 머금었을 때는 솔직히 뚜렷하게 튀는 특징은 찾기 힘듭니다.
거북하거나 불쾌한 맛은 전혀 없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강렬하게 느껴지는 포인트도 적습니다.
노즈에서 올라왔던 플로럴한 뉘앙스가 약간의 우디함과 섞이면서 희석된 듯한 인상.
흔히들 말하는 양주맛과도 살짝 결이 달라서, 약간 애매한 포지션에 서 있는 느낌이 있습니다.
은근히 꿀과 건과일류(건포도, 말린 크랜베리)의 느낌이 남는데, 동시에 살짝 곡물향과 애매한 짠 맛 같은 뉘앙스가 겹쳐서 복합적인 인상을 줍니다.
Suntory Royal Finish (여운)
의외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피니쉬 입니다.
여기서는 희미하게 묻혀버렸던 오크 우디함이 되살아나며, 순간적으로 히비키를 연상시키는 피니쉬를 보여줍니다. 산토리 계열 특유의 정제된 우디함이라고 해야 할까요.
잔향은 길게 남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짧고 깔끔하게 사라지면서 혀에는 약간의 스파이시함이 남습니다.
정향 같은 한약 계열의 미묘한 향신료 느낌이 은근히 감돌고, 동시에 꿀과 설탕의 달콤함이 끈적하게 혀끝에 남는 편.
산토리 로얄 총평 - 리뷰 및 후기
산토리 로얄은 국내에서는 정식 수입이 많지 않아 쉽게 보기 힘들지만, 일본 현지에서는 로얄 그냥 병이 4~5천엔 정도고 매년 간지 나는 특별 바틀은 만엔 정도 구할 수 있는 비교적 부담 없는 위스키입니다.
산토리 올드보다 한 단계 윗 등급의 포지션에 있으며, 바틀 디자인은 일본 신사의 입구에 세워진 ‘토리이(鳥居)’ 문을 형상화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창업자 토리이 신지로의 성과도 겹쳐 언어유희적인 요소가 담겨 있는 듯합니다.
맛의 첫인상은 호불호가 없다는 표현이 잘 어울립니다.
비슷한 급으로 치면 듀어스 12년 정도라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다만 간혹 일본 바에서 “로얄 살루트”를 주문했을 때 이 술이 잘못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니, 이름이 주는 혼동도 은근 재미있는 포인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향과 맛에서는 곡물 위스키 특유의 느낌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그레인 위스키의 비율이 높아 보이는 만큼, 코끝에서는 고소한 곡물 향기가 확 올라오고, 팔레트에서는 알코올의 톡 쏘는 부즈감이 먼저 치고 나옵니다.일본 위스키답게 복잡하고 미묘한 풍미가 뒤섞여 있으며, 어딘가 낯설고 불가해한 맛이 계속 "노크하듯 입안에서 맴도는 느낌"을 줍니다.
산토리 로얄 SR 추천 안주 5가지
안주 | 특징 | 위스키와의 조화 |
---|---|---|
감자전 | 담백하면서도 기름진 맛 | 곡물향이 강한 산토리 로얄의 바디감을 부드럽게 잡아줌 |
편의점 견과류 스낵 | 고소하고 바삭한 풍미 | 알콜 부즈감이 올라올 때 고소함으로 밸런스를 맞춤 |
육포 | 짭조름하고 진한 풍미 | 그레인 위스키 특유의 곡물향과 잘 어울려 씹는 재미를 더함 |
오징어 구이 | 불향과 짭조름함 | 재패니즈 위스키의 복잡한 풍미를 단순하게 끌어내는 역할 |
두부김치 | 매콤하고 담백한 조화 | 알코올의 자극을 김치의 매콤함과 두부의 담백함이 중화시킴 |
산토리 로얄 vs 다른 일본 위스키 - 산토리 라인업 위스키 특징 및 차잇점
라인업 | 특징 | 포지션 |
---|---|---|
야마자키(Yamazaki) | 일본 최초의 싱글 몰트 위스키 증류소에서 생산. 풍부한 과일향, 오크 숙성에서 오는 깊은 단맛과 묵직한 바디감이 특징. | 일본 싱글 몰트의 대표 주자, 세계적으로 인지도와 수요가 가장 높은 프리미엄 포지션 |
하쿠슈(Hakushu) | 산 속 증류소 특유의 청아하고 신선한 맛. 허브와 훈연 느낌이 어우러진 깔끔한 스타일. | 신선하고 드라이한 몰트 위스키, 야마자키와 대조되는 산뜻한 포지션 |
히비키(Hibiki) | 산토리의 대표 블렌디드 위스키. 야마자키, 하쿠슈, 치타 증류소 원액을 모두 섞어 균형감과 조화로움을 강조. 부드럽고 화려한 향이 특징. | 고급 블렌디드, 조화의 상징. 일본 위스키 입문자부터 애호가까지 모두 커버 |
치타(Chita) | 일본 그레인 위스키의 대표작. 가볍고 부드러우며 은은한 단맛. | 블렌디드 기반을 잡아주는 역할, 단독으로도 가볍게 즐김 |
산토리 로얄(Suntory Royal) | 1960년대 산토리 창립 60주년 기념으로 출시. 몰트와 그레인의 조화가 특징으로, 진득하면서도 부드러운 풍미. 오크 숙성에서 오는 은은한 단맛과 과일향이 느껴짐. | "전통 블렌디드" 라인업, 일본 대중적 위스키와 프리미엄 사이의 다리 역할 |
산토리 로얄의 포지션과 히비키·야마자키와의 차이
- 산토리 로얄
- 1960년대부터 이어져온 역사 깊은 블렌디드 위스키
- 일본 위스키가 막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전, “국민적 위스키”로 자리 잡았던 제품
- 몰트와 그레인의 조화가 주 특징으로, 요즘 기준에서는 비교적 전통적이고 클래식한 맛
- 현재는 히비키나 야마자키 같은 프리미엄 라인업에 비해 인지도는 낮음
- 히비키와의 차이
- 히비키는 세련된 블렌딩을 통해 화려하고 입체적인 맛을 지향하는 반면, 로얄은 보다 담백하고 전통적인 블렌디드의 정석을 보여줌
- 히비키 =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운 블렌디드, 로얄 = 클래식하고 전통적인 블렌디드
- 히비키는 세련된 블렌딩을 통해 화려하고 입체적인 맛을 지향하는 반면, 로얄은 보다 담백하고 전통적인 블렌디드의 정석을 보여줌
- 야마자키와의 차이
- 야마자키는 싱글 몰트로, 한 증류소의 몰트만 사용하여 강렬하고 뚜렷한 캐릭터를 보여줌
- 반면 로얄은 몰트와 그레인을 섞어 균형감과 부드러움을 강조
- 야마자키 = 몰트 본연의 힘 있는 맛, 로얄 = 조화와 균형을 중시한 블렌디드
- 야마자키는 싱글 몰트로, 한 증류소의 몰트만 사용하여 강렬하고 뚜렷한 캐릭터를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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