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랑톤 싱글배럴 거실에서 찍은 이미지


- Blanton's Single Barrel -

좀 지난 일이지만, 블랑톤 술병 모양이 워낙 독특해서 와앤모에서 처음 구매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버번은 버팔로 트레이스 증류소에서 나오지만, 다른 매쉬빌(Mashbill)로 만들어져 일반 버팔로 트레이스와는 또 다른 매력을 자랑하죠. 구매 당시 가격이 19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였습니다.

블랑톤은 버팔로 트레이스 디스틸러리에서 생산하는 여러 버번 중 프리미엄급 라인에 속하는 제품인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싱글 배럴이 바로 이 녀석입니다.



《John Wick》 시리즈 온더락 위스키
《John Wick》 시리즈 - 존윅

존 윅 영화 속에서 존 윅이 컨티넨탈 호텔에서 온더락으로 즐겼다는 점 덕분에 더욱 유명해졌죠.

그래서 그런지 ‘프리미엄’ 버번이랍시고 가격대가 만만치 않은데요. 미국에서는 보통 한 병에 130~160달러, 제가 유학 갔던 영국에서는 약 91파운드 정도 했습니다. 

한국에선 데일리샷 기준으로 약 22만 내외 할인을 해도 16만원선이라 조금 부담스럽긴 하네요. 그래도 그만큼의 값어치를 충분히 하는 명품 버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목차

블랑톤 싱글배럴 테이스팅 노트 - 맛, 향, 피니쉬

블랑톤 싱글배럴 대표 이미지 4개


Blanton's Nose – 바닐라 & 사과


부드러운 텍스쳐의 바닐라 라떼 냄새
바닐라 라떼에서 느껴지는 연유의 옅은 달큰한 잔향


블랑톤의 첫 인상은 은은한 바닐라와 사과향이 조화를 이루며 다가옵니다. 

뭐랄까 약간 사과를 깎아 잠시 두어 갈변된 듯한 묘한 달콤함과 

바닐라 라떼의 따뜻한 향기가 떠오르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ㅎㅎ

여기에 둥글둥글한 우디함이 더해져 캘빈 클라이 향수처럼 은은하고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알코올 도수 46.5라서 그런지 꽤나 부드럽고 부들부들한 질감이 느껴져 거슬리지 않습니다.

Blanton's Palate – 갓 구운 고소한 빵
갓 구운 빵처럼 은은한 텍스쳐
갓 구운 빵에서 나는 은은한 단맛의 텍스쳐

첫맛은 살짝 옅고 가벼운 듯하지만, 집중을 해서 느껴보면 은은한 단맛과 구수한 빵 맛이 입 안을 채웁니다. 

구운 나무의 부드러운 감촉과 함께 스카치 캔디를 연상시키는 은은한 달콤함이 뒷맛에 살짝 남았다가 조용히 사라집니다. 

그렇다고 너무 대놓고 나 달다!! 이런 느낌은 아니라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입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듯한 느낌입니다.

Blanton's Finish – 민트 & 바닐라
온더 락 잔에 위스키를 따르는 모습


피니시는 깔끔하면서도 조용하게 마무리됩니다. 

민트의 상쾌함과 바닐라의 달콤함이 주를 이루며, 약간의 나무 향이 뒷맛으로 은은하게 남아 편안함을 더해줍니다. 전체적으로 끝까지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지속되어, 마시는 내내 기분 좋은 여운을 남깁니다.

블랑톤 싱글배럴 총평 - 리뷰 및 후기

싱글배럴 특성상 배럴마다 맛과 향이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제가 경험한 블랑톤은 버팔로 트레이스 기본 라인업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보다는 라이 위스키 특유의 스파이시함이 조금 더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에어링을 거치면서 알콜의 힘이 빠지고, 막잔에서는 라이 느낌이 거의 사라져 훨씬 차분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변했으니 참고 바랍니다.



가격대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데일리로 즐기기에도 나쁘지 않은 버번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조금 높다 보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어, 같은 가격대의 위도우 제인 10년과 비슷한 무난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향에서는 달고나, 설탕, 카라멜, 가죽, 체리 같은 향이 풍부하지만, 맛은 생각보다 덜 달고 오히려 약간 쌉싸름하며 우디하고 담배, 오일리한 고소함이 느껴집니다. 피니쉬는 짧은 편이라 가볍게 마무리됩니다.



개인적으론 블랑톤은 향이 뛰어난 반면 맛에서 힘이 다소 빠진 느낌이라 굳이 병으로 구매하기보다는 바에서 한두 잔 정도로 가볍게 즐기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스토어픽(Store Pick) 블랑톤을 보면 숙성 연수가 대략 6년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4~5년으로 낮아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생산량 부족 문제로 예전처럼 창고 중앙에서만 엄선한 배럴을 쓰지 않고 전체 창고 배럴을 사용하며, 매시빌(Mashbill)도 변경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블랑톤은 SFTB(Straight From The Barrel) 버전이 가장 좋은 평을 받고 있고

일반 제품들은 무난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편입니다.

싱글배럴 버번 위스키 추천 안주 3가지

안주 종류 설명 추천 이유
치즈 플래터 고르곤졸라, 체다, 브리 등 다양한 치즈 구성 부드럽고 고소한 치즈가 버번의 달콤함과 잘 어울림
편의점 견과류 스낵 아몬드, 호두, 캐슈넛 등을 살짝 로스팅한 견과류 견과류의 고소함과 바닐라·카라멜 향과 조화로움
바비큐 폭립 달콤하고 짭조름한 바비큐 소스를 입힌 폭립 스파이시하면서도 달콤한 버번과 풍미가 잘 맞음

다른 싱글배럴 라인업과 블랑톤의 차이점

싱글배럴이라는 건 한 통에서 딱 나온 위스키 한 병이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똑같은 브랜드라도 통마다 맛이 조금씩 달라요. 같은 집에서 만든 빵인데 재료가 살짝 다르면 맛도 달라지는 것처럼요.



보통 버팔로 트레이스 위스키들은 ‘매시빌 1’이라는 곡물 비율로 만드는데, 블랑톤은 ‘매시빌 2’라는 다른 비율로 만들어요. 쉽게 말하면 빵 만들 때 밀가루 종류가 달라서 맛이 조금 다르게 나오는 거랑 비슷해요. 

그래서 그런지 블랑톤은 다른 버팔로 트레이스 라인의 위스키보다 살짝 스파이시한 감이 좀 더 있습니다 ㅇㅇ



다른 싱글배럴들을 보면, 예를 들어 ‘에반 윌리엄스 싱글배럴’은 맛이 좀 더 묵직하고 진해요. 

커피나 다크 초콜릿 같은 느낌이랄까? ‘포어 로즈 싱글배럴’은 좀 더 부드럽고 과일향이 많아서 쉽게 즐길 수 있어요. 블랑톤은 바닐라랑 사과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면서도, 라이 위스키 특유의 살짝 얼얼한 느낌이 적당히 섞여 있어요. 



블랑톤은 고급이라 구하기 어렵고 비싼 편이에요. 반면 다른 싱글배럴들은 좀 더 저렴하고 대중적이라 부담 없이 마시기 좋아요. 예를 든다면 블랑톤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스테이크 같은 거예요. 맛도 균형 잡히고 부드러워서 특별한 날에 딱 맞고요. 

에반 윌리엄스 싱글배럴은 동네 맛집 스테이크처럼 진하고 묵직한 맛이고, 포어 로즈 싱글배럴은 바삭한 치킨처럼 달콤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