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로지스 스몰 배치 방 이미지

포 로지스 싱글 배럴이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 비교적 손쉽게 만날 수 있었던 건 ‘스몰 배치’였습니다. 

싱글 배럴의 대체재로서 혹은 포 로지스 라인업의 입문용으로 궁금했던 분들도 많았을 텐데요.


저 역시 그 당시 스몰 배치를 구해 직접 맛을 봤습니다. 

뚜껑을 열고, 한 잔을 따라 천천히 음미해봤죠.


향, 맛, 피니시까지 꽤나 개성 있는 인상이었고, 단번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잔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에어링도 시켜보고 시간차를 두고 다시 시음해보기도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경험한 포 로지스 스몰 배치의 향과 맛, 피니시의 특징, 그리고 실제 시중 가격대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스몰 배치가 궁금했던 분들께 작게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목차

포 로지스 스몰 배치 테이스팅 노트 - 맛,향,피니쉬

포 로지스 스몰 배치 실제 제품 이미지



포 로지스 스몰 배치 향 – Nose 

전형적인 버번의 향을 기본으로 하며, 특별히 강하게 튀는 느낌은 없음카라멜 향이 도드라지지 않고 바닐라 향도 은은한 편으로, 향 전체가 다소 얌전하다. 

아세톤 계열의 알코올 향이 있지만 날카롭지 않고, 부드럽게 퍼지며 약한 시럽, 은근한 포도, 미세한 체리 향이 감지된다. 전체적으로 물소 트레이스보다 얌전하고 무난한 계열이다.



포 로지스 스몰 배치 맛 – Palate 

처음 입에 머금을 때 알코올의 존재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물소보다는 강하고, 에반 윌리엄스보다는 부드러운 중간 정도의 강도. 체리 노트가 살짝 스쳐가며, 곡물의 고소함과 함께 버번 특유의 스파이시함(넛맥, 시나몬류)도 은근하게 퍼진다. 

질감은 의외로 부드럽고 매끈해서 목 넘김이 어렵지 않다. 달콤함은 상대적으로 억제된 편으로, 전반적으로 밸런스는 단정하지만 개성은 크지 않다.



포 로지스 스몰 배치 피니시 – Finish 

끝맛은 길지 않지만, 은근한 옥수수 단맛이 남는다. 향에 비해 여운 쪽에서는 고소함이 조금 더 잘 느껴진다. 다 마신 뒤 입 안에 남는 느낌은 가볍고 깔끔하지만 인상은 강하지 않다.

포 로지스 스몰 배치 개인적인 생각 - 후기 및 리뷰


포 로지스 하면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싱글 배럴'일 겁니다. 국내에서도 평이 좋고 유튜브나 커뮤니티에서도 찬양에 가까운 리뷰가 많죠. 


그런데 같은 라인업 안에서도 ‘스몰 배치’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저는 이 스몰 배치를 싱글 배럴과는 별개로, 그 자체로 어떤 특성이 있을까 궁금해서 구매해봤습니다. 마셔본 후기를 말씀드리자면, 분명한 개성이 있다기보단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얌전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향은 전형적인 버번 특유의 노트들이 느껴지지만 강하게 치고 나오는 포인트는 없습니다. 진득한 바닐라, 묵직한 카라멜 같은 무게감 있는 향보다는, 약간 시럽처럼 은은하고 가벼운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맛 쪽에서는 알코올의 존재감이 먼저 느껴지고, 체리나 곡물류의 고소한 맛, 스파이시함 등이 살짝씩 등장하지만, 전체적인 임팩트는 물소 트레이스보다 약하게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에반 윌리엄스’보다 강하지만, ‘버팔로 트레이스’보다 캐릭터가 덜 선명한 느낌이랄까요.

피니시는 깔끔한 편이지만, 오래 남는 복합적인 여운보다는 고소한 맛이 스치고 지나가는 정도였고, 옥수수의 단맛이 은은하게 마무리됩니다.


“2만원 더 보태면 싱배인데 굳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몰 배치는 가치가 없는가?국내 시중가 기준으로 스몰 배치는 약 6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이야기하곤 하죠.

실제로 싱글 배럴이 8~9만 원대까지 내려온 시점에서는 그런 고민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가격이라는 건 늘 상대적인 것이고, 스몰 배치가 항상 “비교의 대상”으로만 소비되는 구조 자체가 좀 아쉽기도 합니다.


스몰 배치만 놓고 본다면, 향이나 맛에서 날카로운 단점은 없지만, 반대로 강한 인상이나 독특한 캐릭터도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입문자 분들께는 오히려 부담 없이 접근하기 좋은 스타일일 수도 있습니다. 

반면, 특정 개성을 원하거나 ‘향이나 맛의 타격감’을 원하는 분들께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고요.

포 로지스 스몰 배치 추천 안주 3가지

안주 이름 이유 및 궁합 설명
훈제 치즈 (체다/고다)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가 스몰 배치의 은은한 곡물 향과 부드러운 질감과 조화롭습니다. 훈제향은 위스키의 시럽향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그릴드 베이컨 or 구운 소시지 짭짤하고 기름진 육가공류는 버번의 은은한 단맛과 대비되어 풍미를 더 풍부하게 해줍니다. 특히 체리나 시트러스한 노트와도 균형이 좋습니다.
다크 초콜릿 (카카오 70% 이상) 버번의 시럽향이나 은은한 바닐라 노트와 대조를 이루며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피니시에서 고소한 맛과 잘 어울립니다.

포 로지스 스몰 배치 구매 적정 가격선은?

처음 포 로지스 스몰 배치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애매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국내 시중가가 보통 6만 원 중후반대에서 형성되어 있는데, 이 가격대면 슬슬 싱글 배럴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거든요. 싱글 배럴을 조금만 더 보태서 살 수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스몰 배치가 손이 덜 가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가격만 놓고 보자면 꼭 그렇게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6만 원대 버번 위스키 중에 이 정도 안정감 있는 품질을 가진 제품도 흔하진 않아요. 

다만 문제는, 스몰 배치 자체가 어떤 명확한 개성이나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좀 애매하다는 점이죠. 향도 무난하고, 맛도 부드럽고 깔끔하긴 한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포인트가 없다는 게 이 가격대에서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에요.



또 하나 고려할 점은 미국 현지 가격과의 비교입니다. 미국에서도 스몰 배치는 보통 50~60달러 정도 선인데, 이걸 감안하면 국내 판매가가 아주 나쁜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정식 수입된 버번 위스키 중에서는 준수한 가격이라고 볼 수 있죠. 거기에 온누리 행사나 직수입 병행 제품으로 5만 원 중반대에 구입할 수 있는 경우도 있어서, 타이밍만 잘 맞추면 꽤 괜찮은 가성비로 마실 수 있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