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솔직히 스킨 로션 병같이 생기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고급지게 생겼다고 느꼈습니다. 묘하게 눈길이 가는 디자인이랄까요.
1792 스몰배치. 도수가 93.7프루프, 딱 잘라 말하면 46.85도쯤 되는데, 이 숫자부터 뭔가 디테일에 신경 쓴 느낌이 납니다. 괜히 정확하게 찍어놓은 게 아니겠죠.
아무래도 비슷한 가격대에서 자주 언급되는 메이커스 마크, 야마자키 7년(야칠), 버팔로 트레이스 같은 애들과 비교하게 되는 녀석입니다.
개인적으로 위스키 마실 때, 잔에 따르고 나서 병에 남은 술을 손에 묻혀 향을 맡아보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요. 또 다 마시고 난 잔에 남은 향도 은근히 신경 써서 보는 스타일입니다. 근데 1792는 그 향이 참 설명하기 애매합니다. 그냥 "버번향이다"라고 하긴 좀 부족하고, 그렇다고 뚜렷하게 튀는 느낌도 아니고요.
오늘은 1792 스몰배치 위스키 구매에 고민이 되시는 분들 그리고 테이스팅 노트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세세하게 글을 써볼 예정이니 한번 재밌게 읽어주세요!!
1792 스몰배치 맛, 향, 피니쉬 - 테이스팅 노트
1792 스몰배치 위스키 향 - Nose
처음 코를 가져다 대면 진하지 않은 알코올의 자극과 함께, 가장 먼저 '삶은 땅콩' 같은 특이한 향이 느껴집니다. 딱 껍질째 삶아진 젖은 땅콩에서 나는 비릿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베이스를 이루고 있고, 그 위에 바닐라와 카라멜 향이 은은하게 겹쳐져 있습니다.
바닐라와 카라멜은 따로 강조되기보다는 고소한 곡물향과 함께 하나로 어우러져 있고, 미세하게 아세톤 느낌도 있지만 톡 쏘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뒤에 살짝만 남는 정도입니다.
아주 희미하게는 공사 현장에서 맡을 법한 아스팔트나 숯 같은 향도 있습니다. 이 향들은 전면에 드러나진 않고, 향 전체를 지탱해주는 배경처럼 깔려 있는 수준입니다.
전반적으로 향이 강하게 들이치는 스타일은 아니고, 잔에 코를 가까이 가져가야 느낄 수 있는 중약 정도의 진함입니다. 알코올의 자극도 중간 정도로, 깊게 들이마셔도 코가 찡하지 않고 부드럽게 다가오는 편입니다. 흔히 강한 버번들이 확 찔러대듯 들어오는 반면, 1792는 조용히 안개처럼 밀려오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같은 증류소에서 나온 커클랜드 BIB와 비교했을 때는, 공통적으로 땅콩 향을 가지고 있지만 커클랜드가 체리향까지 겸비하고 있다면 1792는 보다 고소하고 부드럽게 정돈된 느낌입니다.
1792 스몰배치 위스키 맛 - Palate
맛에서도 향과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얇은 인상을 줍니다.
도수가 낮은 편은 아닌데도, 입에 닿는 질감은 마치 물을 탄 듯 연하게 느껴지며, 입에 머금을 때보다는 오히려 삼키고 난 뒤 입 안에 남는 여운 쪽이 더 존재감을 보입니다.
입안에 들어오면 미세한 매콤함과 함께 바닐라, 카라멜 같은 달큰한 맛이 살짝 느껴지고, 땅콩 껍질에서 오는 듯한 약간의 쓴맛도 뒤따릅니다.
하지만 이 모든 맛들이 조용하고 얇게 깔려 있어서, ‘버번’ 하면 떠오를 법한 묵직하거나 달달한 맛은 생각보다 덜합니다.
특히 오크향이나 숯 느낌은 마치 고깃집에서 숯불이 살짝 타면서 날리는 냄새처럼, 아주 미세하게 끝에 남는 편입니다. 무엇보다도 입에 머금었을 때보다 삼킨 후에 남는 여운이 더 인상적이라는 점이 독특합니다.
1792 스몰배치 위스키 피니시 - Finish
피니시는 그리 길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오래 남는 느낌은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건 '숯'의 풍미인데, 입 안 어딘가에 작게 붙어있는 숯 조각이 계속 따라다니는 느낌입니다.
그 위에 바닐라나 카라멜 같은 단향이 살짝 올라오긴 하지만, 아주 미묘해서 신경을 기울여야 느껴질 정도입니다. 알코올 자극은 빠르게 사라지고, 전체적으로는 깔끔하고 부드럽게 마무리됩니다.
버번 특유의 스파이스한 느낌은 피니시 초반에만 약하게 느껴지고, 이후엔 담백하게 정리되는 타입입니다. 술 자체가 세게 밀어붙이지 않기 때문에, 강한 피니시보다는 잔잔한 마무리를 선호하는 분들께 더 잘 맞을 듯합니다.
1792 스몰배치 총평 - 개인적인 후기 및 리뷰
1792 스몰배치는 처음 마셨을 때의 인상보다는, 천천히 향을 풀어가며 마셨을 때 더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위스키입니다.
딱 병을 개봉하고 한 모금 들이켰을 땐 밍밍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시간을 두고 잔에 머금고 향을 느끼다 보면 그 부드러운 구조가 은근히 다가오는 술입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버번들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러셀 10 같은 제품보다는 조금 더 마시기 편하고, 바닐라나 카라멜 같은 달큰한 향에 집중된 분들에겐 더 호감일 수 있습니다.
특히 '카라멜파'에 속하는 입장이라면 러셀보다 이 쪽이 만족도가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향과 피니시를 중심으로 보면,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점잖은 스타일입니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나름의 잔향과 여운은 남기는 편이라 ‘피니시가 없는 건 아닌데, 그렇게 길지도 않은’ 절묘한 균형선에 있는 느낌입니다.
강한 타격감을 기대하고 마신다면 조금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와일드 터키 101이나 메이커스 마크처럼 아세톤 계열이 확 올라오는 제품들과 비교하면, 1792는 확실히 얌전하고 점잖은 인상입니다.
도수는 47도에 가까운데도 그걸 제대로 실감 못 할 정도로 부드럽게 넘어가서, 처음 마시는 사람 입장에선 의외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1792 스몰배치 추천 안주 4가지
- 감자전 + 참기름 고춧가루 간장
기름에 노릇하게 부쳐낸 감자전은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살아 있어, 1792의 부드러운 바닐라·곡물향과 잘 어울립니다. 여기에 참기름과 고춧가루 살짝 섞은 간장을 곁들이면 고소함은 한층 깊어지고, 은근한 향신의 터치가 버번의 잔향과 맞물리며 입안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줍니다. - 참치 크래커 + 바닐라 아이스크림(투게더)
담백한 참치 크래커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스푼을 올려 먹으면 짭짤함과 단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특히 1792의 은은한 단향과 겹쳐져 묘하게 ‘디저트 같은 버번’을 마시는 듯한 감성이 생깁니다. 단짠 조합을 좋아한다면 의외로 찰떡입니다. - 그릭요거트 + 마늘빵(한입 크기)
1792의 곡물향과 고소한 베이스에는 살짝 산미가 있는 요거트가 잘 받쳐줍니다. 여기에 작게 자른 마늘빵을 곁들이면, 달지 않은 디저트 같은 구성이 완성됩니다. 오히려 버번의 짙은 향을 중화시켜 주면서, 술 자체의 맛을 더 깔끔하게 느낄 수 있게 도와주는 조합입니다. - 고추잡채
다소 의외일 수 있지만, 기름에 볶아낸 피망과 고기의 감칠맛, 그리고 살짝 매콤한 소스가 1792의 부드러운 목넘김과 좋은 균형을 이루어줍니다. 술이 튀지 않는 만큼, 안주에서 조금 강한 향이 올라와도 부담스럽지 않고, 피니시의 미세한 탄향과 함께 풍미가 입 안에서 정돈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1792 스몰배치 구매 적정 가격대 추천
1792 스몰배치는 국내 버번 위스키 시장에서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편에 속하는 제품입니다. 현재 기준으로 일반 대형마트나 편의점, 주류 전문샵에서는 6만 원대 초반에서 7만 원 사이에서 주로 유통되고 있으며, 행사나 앱 할인 등을 활용할 경우 5만 원대 초반까지도 구매가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리쿼샵이나 주류 앱(예: 데일리샷 등)을 통해 확인해보면 최저가가 약 59,000원 선에서 시작하고, 마트 평균 시세는 63,000원 전후로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간혹 마트 행사 시즌(예: 3월 이마트 위스키 행사 등)에는 49,800원까지 떨어졌던 사례도 있었는데, 이런 경우는 단기 행사 특가로 보기 때문에 일반적인 시세로 보긴 어렵습니다.
1792 스몰배치 위스키 적정 가격대
구분 | 가격대 | 구매 추천도 |
---|---|---|
5만원대 초반 이하 | 행사 특가, 매우 가성비 좋음 | ★★★★★ |
5만원대 후반 ~ 6만원 초반 | 일반적인 최저가 수준 | ★★★★☆ |
6만 3천원 ~ 6만 9천원 | 마트/편의점 정가 수준, 무난 | ★★★☆☆ |
7만원 이상 | 행사 없는 정가 or 프리미엄 붙은 가격 | ★★☆☆☆ |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행사 시즌을 노려 5만 원대 초중반에 구입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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