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스밀 방에서 찍은 이미지


노아스 밀은 4년 전쯤 자주 마셨던 버번입니다. 병 모양도 멋졌고, 맛도 꽤 괜찮아서 기억에 남아 있었죠. 

그래서 작년에 다시 한 병 구입했다가, 올해 뚜껑을 따고 다시 맛을 보게 됐습니다. 자연스럽게 리뷰도 써보고 싶어졌고요.



노아스밀 밀과 버번에 대한 설명이 담긴 이미지


이 버번은 4그레인 구성에 있습니다. 옥수수, 밀, 호밀, 몰트—all in. 윌렛에서 자가 증류한 원액만 쓰이는 요즘은, 예전 고숙성 시절의 풍미와는 확연히 달라졌죠. Age(년도) 표기도 사라졌고요.

공식 매쉬빌은 72% 옥수수, 13% 호밀, 15% 몰티드 보리. 하이라이라 하기엔 애매하지만, 은근히 라이가 스치는 느낌은 있습니다. 도수는 57.15도지만 바렐프루프는 아니고요.


무엇보다, 배치마다 맛 차이가 꽤 납니다. 윌렛 특유의 소규모 블렌딩 때문이죠. 예전 소싱 시절과는 아예 다른 술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목차

노아스밀 테이스팅 노트 - 맛,향,피니쉬

공원에서 찍은 노아스밀


노아스 밀 향 – Nose 

첫 향은 맛있는 카라멜과 바닐라 시럽이 기분 좋게 올라옵니다. 

그 뒤를 따라 은은한 포도 향과 함께 셰리 캐스크에서 느껴질 법한 말린 과일의 기운도 살짝 맴돌죠.


처음부터 사과나 배처럼 가벼운 과일향보다는, 좀 더 무게감 있는 단 포도와 자두 느낌이 강하게 옵니다. 에어링을 충분히 해주면 포도 향은 잦아들고, 바닐라와 캐러멜이 합쳐져서 갓 구운 빵 같은 고소한 향으로 바뀝니다.


전체적으로 우디한 오크향은 거의 없으며, 향 자체가 단순하지만 깔끔하고 호불호 없이 좋습니다. 가볍게 피넛이나 허브 계열 향도 느껴지며, 부담스럽지 않게 마시기 좋은 인상입니다.





노아스 밀 맛 – Palate 

생각보다 도수에 비해 입에 닿는 느낌이 꽤 부드럽고 달콤합니다. 

처음엔 익숙한 버번 특유의 달큰한 맛이 중심을 잡아주고, 동시에 향에서 올라왔던 포도 계열의 단맛이 맛으로도 이어집니다.


중반부터는 57도다운 강한 도수감이 톡톡 끓어오르듯 퍼지고, 향에서는 미미했던 우디한 풍미와 건초 같은 풀 느낌이 함께 따라옵니다. 이런 점에서 약간은 라이 위스키와 비슷한 뉘앙스도 느껴질 수 있습니다.


끝으로 갈수록 살짝의 오크 풍미와 함께 스파이시함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거칠게 드라이하거나 텁텁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밸런스를 보여줍니다.





노아스 밀 피니시 – Finish 

피니시는 카라멜의 잔향이 은은하게 남으면서, 다시 한번 풀 향이나 땅콩, 민트 같은 시원한 느낌이 혀 끝에 감돌다가 깔끔하게 사라집니다.

끝맛에선 짭짤한 너트류 느낌, 그리고 약간의 시트러스 계열 산뜻함과 민트의 청량함도 뒤따릅니다. 

전체적으로 중간 이상은 가는 느낌이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마무리입니다.

노아스밀 총평 - 개인적 리뷰 및 후기

Noah’s Mill, 고급 버번의 풍미


처음 병을 열고 노징을 시작하자마자, 짙은 단향이 확 밀려옵니다. 


노아스밀 리뷰 이미지


카라멜, 바닐라 같은 익숙한 버번의 단내가 먼저 반기는데, 그 뒤로는 뭔가 다른 인상이 슬며시 따라붙더군요. 마치 습한 풀냄새랄까, 살짝 올라오는 박하의 화함이 단향 속에서 묘하게 균형을 잡아줍니다. 

일반적인 버번에서 기대하는 향을 다 갖췄는데, 거기에 뭔가 한 겹 더 얹어진 느낌입니다.

입에 머금으면, 역시나 달콤하게 시작합니다. 부드러운 오일 같은 질감이 혀를 감싸면서, 마치 달콤한 우유를 한 모금 마신 듯한 느낌이에요. 



그런데 여기서 끝나면 자칫 느끼해질 수 있는 걸, 박하처럼 시원한 민트가 딱 잡아줍니다. 뒤로 갈수록 살짝 짭짤한 맛도 올라오면서, 단맛과 밀키함이 부담스럽지 않게 정리되더군요.

한 모금 넘기고 나면, 입 안에 짭조름함과 시원한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 마치 박하사탕을 먹고 난 뒤처럼, 입 안이 맑고 화한 느낌으로 마무리돼요. 

도수가 꽤 높음에도 불구하고 거친 느낌이 없고, 오히려 굉장히 부드럽고 차분합니다. 에어링을 조금 더 하면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궁금해지는 위스키입니다.



향에서는 탄내 같은 고소함과 함께 달큰한 향기가 은은히 피어오릅니다. 버번 특유의 곡물향도 분명하게 잡히고요. 팔레트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부드러운 질감 위에 단 과일 맛이 퍼지는데, 옥수수나 곡물의 고소함이 같이 따라옵니다. 

중간중간 느껴지는 짭짤함과 가벼운 우디함이 밸런스를 잘 맞춰줍니다. 피니시에서는 초콜릿의 달큰한 향이 여운처럼 남고, 시럽이나 은은한 꿀 같은 느낌도 뒤따릅니다. 

도수가 높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고급스럽고 매끄러운 피니쉬입니다 ㅎㅎ





사실 노아스 밀은 제가 4년전엔 꽤나 즐겨 마시던 버번입니다.  

모임에 가져가도 반응 좋고, 혼자 천천히 마셔도 참 좋습니다. 114.3프루프라는 꽤 높은 도수, 눅진한 색감, 달콤한 향기, 감성적인 병 디자인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매력덩어리 버번이죠.

특히 인상 깊은 건, 전형적인 카라멜 향 위에 느껴지는 포도향입니다. 마치 셰리 캐스크 피니시를 거친 듯한 느낌인데,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인상적인 조합이에요. 

사람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 저에게 "10~15만 원대에서 추천할 만한 버번 있어?" 하고 물어본다면, 노아스 밀은 항상 상위권에 넣고 싶은 녀석입니다.


노아스밀 버번 위스키 안주 추천 3가지

안주 이름 추천 이유 궁합 포인트
간장 버터 떡꼬치 꼬들꼬들한 떡에 간장 베이스 양념과 버터 풍미가 더해져 단짠고소 조합 완성 달달한 버번과의 시너지로 고소함은 배가되고, 짠맛은 피니시에 깔끔하게 정리됨
김부각 바삭한 식감과 김의 감칠맛, 살짝의 기름짐이 버번의 곡물향과 캐러멜 향에 찰떡 가볍고 바삭한데도 맛은 깊어, 고급스러운 노아스 밀과 밸런스를 잘 이룸
꿀+치즈 떡강정 달달하고 쫄깃한 떡에 고소한 치즈가 더해진 간단 간식 느낌의 안주 밀키한 버번의 첫맛과 조화롭고, 민트한 피니시가 달달함을 물리지 않게 잡아줌

노아스밀 구매 적정가격대 추천 + 노아스밀의 짧지식

노아스 밀은 러싱배럴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한국에서는 일본 대비 무려 2배나 비싸게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인생 버번’으로 꼽힐 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는 분이라면 충분히 살 만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비싼 가격에 구입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과거 노아스 밀은 15년 숙성 버번으로 유명했지만, 숙성 버번이 부족해지면서 현재는 NAS(Non Age Statement)로 변경되었습니다. 

4년부터 20년 숙성된 여러 배럴을 블렌딩하는 방식으로, 한마디로 말해 ‘윌렛 버번에 들어가지 못한 배럴을 모아 만든 스몰배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윌렛 > 노아스 밀 > 로완스크릭 > 팟스틸 > 조니드럼 순으로 숙성 및 퀄리티가 차별화된다고 보면 됩니다.



노아스 밀은 보통 20개의 배럴만 섞어 만든 ‘진짜 스몰배치’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 정보는 2012년 기준이며 현재는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스몰배치’라 부르는 제품들도 200~300개 배럴을 섞는 걸 고려하면, 진정한 의미의 스몰배치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병에 적힌 배치 넘버는 보통 ‘21-45’ 같은 형식인데, 2021년에 만들어진 45번째 배치라는 뜻입니다. 진짜 스몰배치인 만큼 배치별 맛 차이가 꽤 크고, 이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복불복 느낌이 있습니다.


가격대는 대체로 9만원에서 14만원 사이지만, 일부 판매처에서는 14만원 후반에서 16만원까지도 형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할인 행사가 있을 때는 7만원 후반대에 구매 가능한 곳도 많으니, 구매를 고려한다면 할인 시즌이나 이벤트를 노리는 게 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