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레어 10년산 거실에서 찍은 이미지
EAGLE RARE 10 Years

이글레어 10년을 처음 마셨을 땐 솔직히 조금 쓴맛이 강했어요. 

그래서 ‘이게 과연 괜찮은 거 맞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데 조금 시간을 두고 마시다 보니 그 씁쓸함이 풀리면서 오히려 점점 더 맛있게 다가오더라고요.

특히 특유의 쓴 첫맛을 넘기고 나니 체리와 카라멜의 달콤함이 폭발적으로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오크와 쓴맛이 살짝 배어 있어 독특한 균형감을 자랑하는 위스키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경험도 있었는데, 과일 껍질의 향이 워낙 강해서인지 마시던 중 잔에 벌레가 자꾸 들러붙는 상황이 있었어요. 

그만큼 이글레어 특유의 과일 향이 진하게 살아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네요.



목차

이글레어 10년 테이스팅 노트 - 맛, 향, 피니쉬

이글레어 10년 실제 이미지


이글레어 10년 향기 – Nose 

이글레어를 처음 맡으면 강한 아세톤 향이 확 느껴지는데, 일반적으로 거슬리는 아세톤과는 달리 금세 익숙해지고 오히려 상쾌하고 기분 좋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거기에 꿀과 바닐라 시럽 같은 진한 단내가 조화를 이루고, 오렌지나 자몽 껍질에서 나는 상큼하면서도 오일리한 감귤 향이 신선하게 퍼집니다. 

특히 새로 산 가죽 지갑 같은 묘한 향기가 살짝 스치는데, 이 가죽 향은 아세톤과 맞닿아 있어 독특한 매력을 더해줍니다. 체리 껍질과 갓 수확한 곡물 향도 어우러져 꽤 복합적인 느낌을 줍니다.




이글레어 10년 맛 – Palette 

입에 들어가면 달콤한 건과일, 특히 건바나나의 부드러운 단맛이 먼저 느껴지는데, 이 달달함 뒤로 혀를 얼얼하게 만드는 스파이시함과 우디함이 강렬하게 따라옵니다. 

그래서 생각보다 단맛이 과하지 않게 중화되고, 달콤함과 매운맛, 그리고 나무의 씁쓸함이 절묘하게 균형을 잡아 줍니다. 

입에 머금을 땐 오렌지 필의 상큼함과 옥수수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꿀맛이 뒤섞이며 후추의 매콤함이 가볍게 목을 훑고 지나가며 목넘김에선 바닐라가 전체 맛을 부드럽게 감싸면서 입안 가득 풍성함을 선사합니다.




이글레어 10년 피니쉬 – Finish 

바닐라 시럽과 카라멜의 달콤함이 오래도록 남으며, 그 밑에서는 묵직한 탄닌감과 우디함이 길게 따라옵니다. 초콜릿과 흑설탕의 깊은 단맛도 은은하게 남아 기분 좋은 여운을 주고, 약간의 씁쓸함과 시나몬 향이 깔끔하게 마무리를 잡아줍니다. 

여운 자체는 아주 길진 않지만, 고급스러운 맛의 마무리로서 충분히 인상적입니다.


특이하게도, 이글레어는 강렬한 아세톤과 새 가죽 향이 주는 묘한 조화와 함께 감귤류 껍질의 오일리한 향이 더해져, 흔한 버번과는 다른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내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달달함 뒤에 숨어있는 스파이시함과 탄닌이 균형을 잡아줘서 한모금 한모금 마실 때마다 흥미로운 변화가 느껴지는 위스키입니다.

이글레어 10년 총평 - 리뷰 및 후기 : 고급진 버번이였다..

이글레어 10년 관련 이미지


이글레어의 맛은 버번 중에선 확실히 달달한 편인데, 건바나나나 말린 과일에서 느껴질 법한 자연스러운 단맛이에요. 근데 그 달달함이 마냥 부드럽지만은 않습니다.

꽤나 재미있는게 타격감이 좀 있어요, 혀를 톡톡 때리는 듯한 스파이시함과 함께 강한 우디함이 따라오거든요. 그래서 단맛이 겉으로는 확 느껴지다가도 금방 우디함에 덮이는 듯한 인상이 있어요.

입에 머금을 땐 바닐라 시럽 같은 단맛이 입안에 잔잔하게 남고, 뒤쪽으로는 오크에서 비롯된 탄닌감이 길게 깔립니다. 여운 자체가 무겁다기보다는, 단맛과 씁쓸함이 은은하게 섞여 있는 그런 느낌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이글레어 10년과 이글 싱글배럴의 다른점은?

이글레어 싱글배럴은 맛과 향이 가볍고 과일 중심이라서 부드럽게 마시고 싶을 때 좋고, 일반 이글레어는 좀 더 묵직하면서도 균형 잡힌 스타일이에요. 둘 다 45도라는 비교적 낮은 도수라서 고도수 위스키처럼 꽉 찬 여운은 덜하지만, 대신에 튀는 향 없이 깔끔하게 즐길 수 있어서 데일리 위스키로는 충분히 괜찮습니다.

저는 이글레어가 확실히 ‘버팔로 트레이스’의 상위 라인업이라는 게 느껴졌어요. 맛의 깊이도 그렇고, 구조적으로 꽤 잘 짜여져 있다는 인상이 들었거든요. 

다만, 만약 누가 저한테 “둘 중에 뭐 마실래?”라고 묻는다면.... 글쎄요, 전 아직은 버팔로 트레이스 쪽이 제 입맛엔 좀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글레어가 여러모로 업그레이드 된 건 확실한데, 그만큼 우디함과 탄닌감이 강해져서 저한텐 약간은 과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래도 맛의 조화나 특색 면에선 분명히 괜찮은 한 병이고, 과일 중심의 위스키를 찾는 분이라면 싱글배럴, 좀 더 무게감 있고 균형 잡힌 스타일을 찾는다면 일반 이글레어를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글레어 10년 적정 구매 가격 추천 마지노선

  • 8~9만 원대 → 가성비 좋고 부담 없이 마시기 좋은 부드러운 버번
  • 10만 원대 가격 → 딱 적정가에 구매한 수준 도수는 낮지만 데일리로 적합
  • 10~12만 원대 → 개인 취향에 따라 갈릴 수 있음. 그래도 구매 고려 가능
  • 14만 원 이상 → 가성비 아쉬움 차라리 버팔로 먹는게 나음

이글레어 10년과 싱글베럴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이글레어 10년과 싱글배럴은 마셔보면 꽤 다른 인상을 줍니다. 많은 분들이 이 둘 중 뭐가 더 맛있는지, 어떤 걸 사야 할지 고민하시는데요, 간단히 말해 무게감과 향의 방향성 차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싱글배럴은 맛이 전반적으로 가볍고, 과일 향이 더 도드라지는 편이에요. 복숭아나 사과 같은 달달하고 산뜻한 과일 느낌이 주로 올라오고, 바닐라나 살짝의 캐러멜 향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가볍고 밝은 이미지입니다. 


한 잔 마셨을 때 입 안을 살짝 스치는 정도의 부드러운 바디감이라, 가볍게 한두 잔 기분 좋게 마시기에 좋죠.

반면 일반 이글레어 10년은 과일 향도 느껴지지만, 꿀이나 오크, 약간의 탄닌 같은 나무 느낌이 더 강하게 올라옵니다. 맛도 좀 더 묵직하고 입 안에서 머무는 시간도 길어요. 


무언가를 깊이 있게 음미하고 싶은 날, 혹은 단순한 단맛보다는 조금 더 복합적인 풍미를 즐기고 싶을 때 어울립니다. 둘 다 도수는 45도로 비교적 낮은 편이라 술이 독하다는 느낌은 적지만, 싱글배럴은 부드럽고 과일 위주라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일반 10년은 전통적인 버번의 뉘앙스가 강해서 묵직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께 잘 맞을 거예요.


결국 스타일 차이입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기보단, 오늘 마시고 싶은 무드에 따라 골라 마시면 됩니다. 편하게 마시고 싶을 땐 싱글배럴, 좀 더 천천히 음미하고 싶은 날엔 이글레어 10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