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찍은 레드브레스트 12년산


레드브레스트 12년 40도 제품은 예전부터 평이 좋아 궁금했던 위스키였습니다. 

아이리시 위스키에 대한 인상이 긍정적이었던 터라 동네 리쿼샵에서 발견하자마자 바로 구매했고, 이번에 처음 테이스팅해보았습니다. 


버번 캐스크와 쉐리 캐스크를 혼합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셰리 캐스크의 향과 맛이 확연히 두드러졌으며 만약 눈감고 아무것도 모르고 먹었다면 풀 쉐리 숙성이라고 착각할 만큼 꽤나 달고 묵직했습니다.


본문에선 레드브레스트 맛의 전반적인 인상과 함께, 테이스팅 노트를 바탕으로 리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목차

레드 브레스트 12년산 맛, 향, 피니쉬 - 테이스팅 노트

레드 브레스트 12년산 상징 이미지



레드브레스트 12년산 향 – Nose 

상큼한 청사과와 오렌지향 같은 시트러스 향이 먼저 느껴지며, 이어서 바닐라, 꿀, 살구잼, 복숭아, 초콜릿 등 복합적인 달달한 향이 주를 이룹니다. 

올로로소 쉐리 캐스크의 영향으로 건포도, 무화과 같은 건과일류의 향도 적당히 섞여 있으며, 은은한 감초나 한약재 느낌도 아주 약하게 뒤따릅니다. 

발향은 초반에는 약할 수 있으나, 코를 깊이 들이대면 와우껌 같은 달콤한 향과 함께 버번 특유의 아세톤향도 살짝 올라옵니다. 

전체적으로 쉐리 계열 위스키의 묵직한 달콤함이 중심을 이룹니다.




레드브레스트 12년산 맛 – Palate 

입안에 머금자마자 청사과 계열의 산뜻한 과실맛이 먼저 느껴지며, 이어서 살구, 천도복숭아, 귤 등의 과일의 맛이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바닐라와 정향이 깔려 있어 전체적으로 밀도감 있는 구조를 형성하며, 40도 위스키임에도 입안을 빈틈없이 채우는 느낌을 줍니다. 

그 후엔 곡물에서 오는 고소함과 살짝 매콤한 향신료가 뒤따르며, 태운 설탕 같은 쌉쌀한 단맛으로 마무리됩니다. 

드라이한 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실키하면서도 단단한 인상이 강하고, 풍선껌과 아세톤 같은 노트에 민감하지 않다면 꽤 균형 잡힌 팔레트라 할 수 있습니다.



레드브레스트 12년산 피니쉬 – Finish 

피니시는 중간에서 긴 편이며, 부드럽게 시작해서 점차 타격감이 올라옵니다. 

바닐라와 시트러스 껍질의 조합이 여운을 남기며, 젖은 나무, 감초, 건포도 같은 무게감 있는 향이 뒷받침됩니다. 복숭아 음료를 마신 듯한 단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끝부분에는 플로럴한 향과 함께 약간의 아세톤 잔향도 남습니다.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체감되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전체적으로는 꽤 복합적이고 부드러운 마무리입니다.

레드브레스트 개인적 리뷰 및 총평


레드브레스트 12년은 가격만 놓고 보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위스키입니다. 

국내 시세 기준으로는 일반적인 12년산보다 높은 편이지만, 직접 마셔보니 그만한 값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웬만한 15~17년산 쪽 버번 위스키, 셰리 위스키 캐스크 스트렝스보다도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졌고, 앞전에 설명을 드렸지만!! 충분히 재구매 의사가 있는 제품입니다.




레드브레스트 아이리시 위스키를 언더라잔에 담는 모습


특히 피니시는 최근 마셔본 위스키들 중에서도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채로운 노트가 매끄럽게 이어지고, 중간 이상의 길이를 유지하면서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떨어지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동일한 레드브레스트 라인업인 15년이나 CS 버전도 함께 경험해봤지만, 결은 비슷해도 확실히 다른 술이라는 인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12년은 도수가 낮다 보니 훨씬 부드럽고 편하게 마실 수 있고, 그렇다고 맛이 비어있거나 단조롭진 않습니다.




싸게 사서 기분좋은 청년들


레드 브레스트 12년 얼마에 주고 사는게 적정가일까?

개인적으로는 10만 원대 초반을 주고 마셨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15년 제품이 조금 더 복잡하긴 해도 해외 가격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12년 쪽에 손이 다시 갈 것 같습니다. 

레드브레스트 12년산은 부드럽고 균형 잡힌 아이리시 위스키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며, 가볍게 즐기면서도 쉐리 캐스크 특유의 깊은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레드브레스트와 cs의 차잇점


레드브레스트 12년 vs 레드브레스트12년 cs 차잇점


구분 레드브레스트 12년 레드브레스트 12년 CS
도수 40% (고정) 약 55~59% (비고정, 배치별 상이)
증류/숙성 방식 싱글 포트 스틸 + 쉐리 & 버번 캐스크 숙성 동일 방식, 동일 캐스크
맛의 강도 부드럽고 균형 잡힘 풍미가 진하고 구조감 강함
알코올감 적당하고 마시기 쉬움 다소 강함, 물조절 필요 가능
가격대 보통 8~11만 원대 보통 13~18만 원대
타깃 입문자, 데일리 위스키 찾는 분 고도수 애호가, 깊은 풍미 추구하는 분

버번 위스키와 아이리시 위스키의 차이점

위스키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버번(Bourbon)과 아이리시(Irish) 위스키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위스키는 원재료, 증류 방식, 숙성 환경, 풍미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차이는 원재료와 증류 방식입니다. 버번 위스키는 주로 옥수수(최소 51%)를 베이스로 하고, 신 오크통에서 숙성됩니다. 

미국 켄터키산이 대표적이며, 달달하고 바닐라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표 제품으로는 메이커스 마크(Maker's Mark), 버팔로 트레이스(Buffalo Trace) 등이 있습니다. 첫 향부터 바닐라, 캐러멜, 메이플 시럽 같은 뚜렷한 단맛이 올라오고, 도수에 비해 강한 알코올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반면 아이리시 위스키는 보리(몰트 또는 언몰티드)가 주 원료이며, 전통적으로 3회 증류를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알코올 자극이 줄고, 보다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냅니다. 


대부분 사용했던 오크 캐스크(버번 캐스크나 쉐리 캐스크 등)를 재활용하여 숙성하기 때문에, 맛이 보다 섬세하고 레이어가 복잡합니다. 대표 브랜드로는 제임슨(Jameson), 부시밀스(Bushmills), 그리고 오늘 소개한 레드브레스트(Redbreast)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