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드로낙 12년 방에서 찍은 이미지

주변 위스키를 좋아하는 지인들 사이에선 셰리 위스키에 대해서 대게 얘기들이 많은데요.

그중에서 글렌드로낙 12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가성비 끝판왕이다", "에어링 좀 되면 진가가 드러난다", "한 병 박스째로 사도 아깝지 않다"는 등 호평이 워낙 많다 보니, 이쯤 되면 직접 마셔보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이볼을 섞어 주는 바텐더

우선 제가 처음 마신 글렌은 에어링이 어느 정도 된 상태였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확실히 맛있었습니다.

가격대를 생각했을 때 10만원 내외로 다른 셰리 위스키랑 비교를 해도 가성바도 괜찮고, 매력도 분명히 있는 위스키였습니다. 


다만 ‘달달한 맛’ 하나로 꽤 강하게 밀고 나가는 느낌이 있어서, 단맛에 쉽게 물리는 분들께는 오히려 비추천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느낀 드로낙 12년의 전반적인 인상과 함께, 가격대비 만족도, 그리고 다른 셰리 위스키들과의 비교도 가볍게 다뤄보려고 합니다. 처음 셰리 위스키에 입문하시려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목차

글렌드로낙 12년산 셰리 위스키 테이스팅 노트

글랜드로낙을 즐기는 사람들


드디어 셰리 위스키 명가라 불리는 글렌드로낙을 처음 맛보게 되었습니다. 

최근 리뉴얼 이야기도 들려오던 터라, 동네 리쿼샵에 예전 바틀이 하나 남아 있는 걸 발견하자마자 바로 데려왔습니다.도수는 43도, 12년 숙성 엔트리급 위스키 기준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치입니다. 

페드로 히메네즈(PX)와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를 혼합해 숙성했다고 하는데, 쉐리 위스키 특유의 달콤한 향과 맛에 영향을 준 핵심 포인트이겠지요.




글렌 도르낙 잔에 따른 이미지

색상은 너무 진하지 않은 적당한 호박색 계열이며, 풀쉐리 캐스크 스트렝스 위스키와 비교하면 확실히 채도는 연한 편입니다.

레그는 무난한 수준이며, 맥캘란 12년 셰리처럼 적당히 끈적하게 흐르지만, 도수 때문인지 전반적으로는 살짝 묽게 느껴집니다.






청아한 느낌의 글렌드로낙의 향


글렌드로낙 12년산 향 – Nose 

첫 향은 꽤 진하고 청량한 느낌이 드네요~

건포도, 말린 자두, 잘 익은 체리 같은 건과일류의 달콤한 향이 가장 먼저 코를 자극합니다. 가성비 좋은 레드와인 같은 향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 뒤를 이어 바닐라, 토피, 살짝은 코코아 같은 부드러운 단내가 퍼집니다.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젖은 나무나 샌달우드 같은 우디함도 은은히 느껴지고, 견과류 계열의 고소한 향도 짧게 스쳐 갑니다. 

알코올의 스파이시함도 아주 미세하게 깔려 있지만 불쾌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복합적인 단향이 꽤 인상 깊었습니다.





달달한 느낌의 셰리 위스키 맛
달달한 느낌의 셰리 특징이 살아 있음


글렌드로낙 12년산 맛 – Palate 

도수는 43도지만, 그보다 더 딥하게 느껴지는 타격감이 있습니다.

첫 맛은 흑설탕이나 카라멜처럼 눅진하고 진한 단맛이 중심을 잡고 있으며, 뒤이어 건포도, 무화과, 대추야자 등 건과일 계열의 풍미가 입안을 꽉 채웁니다. 

입 안에서 오래 굴리면 살짝 시트러스 계열의 상큼함이 나타나고, 이어서 몰트의 고소함, 스파이시함, 마지막엔 쌉쌀한 다크초콜릿의 여운이 균형을 맞춰줍니다. 에어링이 잘 된 경우에 맛이 훨씬 정돈되어 있으며, 단맛 위주지만 질리지 않는 구조감을 보여줍니다.





깔끔한 느낌의 글렌드로낙의 피니쉬


글렌드로낙 12년산 피니쉬 – Finish 

피니쉬는 중간 정도의 길이로,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주며 꾸~덕한 건과일 향이 주를 이룹니다.

건포도와 무화과의 달콤한 여운이 부드럽게 이어지다가, 점차 코코아와 다크초콜릿의 쌉싸름함, 그리고 약간의 우디한 탄닌감이 입안을 정리해 줍니다. 

살짝 포도껍질이나 와인스러운 느낌도 남으며, 그 가볍고 드라이한 피니시가 오히려 다음 잔을 부르게 만듭니다. 쉐리 캐릭터의 잔향이 은은하게 남는 것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글렌드로낙 12년 위스키  리뷰 

확실히 왜 사람들이 “갓성비” 셰리 위스키라고 하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7~8만 원대 많이 나가도 10만원 내외 가격에 이 정도의 밸런스와 깊이를 보여주는 바틀이라면 충분히 추천할 만합니다. 

특히 도수는 낮지만 밀도감 있는 맛, 그리고 강한 단맛을 중심으로 잡은 구조 덕에 셰리 위스키를 안먹어 본 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스키라 느꼈으며 데일리용 위스키라면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재구매 의사는 확실히 있습니다.

글렌 드로낙 12년산 구매 적정 가격 및 추천 안주



사실 글렌드로낙 12년산은 맛도 맛이지만, 가격대까지 고려하면 "이 정도면 하나쯤 들여놔야 하지 않나?" 싶은 위스키였습니다. 


요즘 시세를 조금 찾아봤더니 대체로 7만 원 후반에서 8만 원 중반대가 가장 일반적인 가격대인 듯했습니다.


운이 좋으면 6.8만 원대까지도 본 적 있다는 분들도 계시고, 일부 포켓CU나 온라인 리쿼샵에서도 8만 원 전후로 판매 중이라는 글들이 있더군요. 반면, 편의점이나 백화점 등에서는 10만 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있어서, 아무래도 바로 구매하시기보다는 조금 찾아보시고 구매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는 8만 원 초중반대 정도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10만 원이 넘는 가격이라면, 솔직히 다른 위스키들과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고요. 최근 리뉴얼 이슈도 있어서, 구형 바틀을 원하신다면 지금이 적기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너무 급하지 않다면 7~8만 원대에서 구매하는 걸 목표로 하시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 보입니다. 그 이상이면 '좋은 타이밍'은 조금 더 기다려보셔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글렌드로낙 12년 셰리 위스키 안주 추천

안주 종류 이유 및 특징 설명
물 (정수/생수) 위스키 본연의 풍미를 느끼기에 가장 좋은 동반자. 입 헹궈주는 용도로도 필수.
다크 초콜릿 드로낙의 쌉싸름한 피니쉬와 어울림. 달지 않은 고급 초콜릿일수록 궁합이 좋음.
말린 과일 (무화과, 대추야자 등) 셰리 캐스크의 과일향과 이어지며 풍미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줌.
탕수육 ‘갓뚜따’ 특유의 매운 향과 알콜감 잡아줌. 새콤달콤한 소스와 단맛이 조화롭다는 평 많음.
크림 파스타 진득한 단맛과 크리미한 풍미가 서로 부드럽게 이어짐. 매운 음식보다 나음.
블루치즈 / 브리치즈 단맛 중심 위스키와 강한 치즈의 조합은 호불호 있으나, 좋아하는 분들에겐 최고의 페어링.

글렌드로낙은 셰리 위스키 중 어느정도 라인업?

셰리 위스키는 크게 고급 라인업데일리 라인업으로 나뉘는데, 이 차이는 단순히 가격뿐 아니라 셰리 캐스크의 퀄리티, 숙성 연수, 그리고 도수와 풍미의 집중도에 따라 구분됩니다.


  • 고급 셰리 라인업
    캐스크 스트렝스(도수 50% 이상), 18년 이상 숙성, 1st-fill 셰리 캐스크를 사용하며 가격대도 15~40만 원 이상으로 형성됩니다. 대표적으로 아벨라워 아분나, 글렌드로낙 21년, 발베니 21년 포트우드 등이 있습니다.


  • 데일리 셰리 라인업
    12~15년 숙성, 도수 40~46%, 주로 refill 혹은 일부 1st-fill 셰리 캐스크를 쓰며 가격도 6~10만 원대 수준입니다. 대표적으로 맥캘란 12년 셰리 오크, 글렌파크라스 12년, 그리고 글렌드로낙 12년이 여기에 속하죠.


👉 글렌드로낙 12년은 데일리 라인업 중에서도 상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43도라는 도수, PX와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의 블렌딩, 그리고 진득한 셰리 풍미 덕분에 ‘입문자용 셰리’로도 훌륭하고, 가성비 좋은 한정 셰리 위스키로도 손색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