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이었습니다. 회사 선배와 룸으로 된 주점에서 술 약속이 있었고, 부장님 뒷담화랑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하던 중 선배는 갑자기 샴페인 한 병을 꺼냈습니다.
" 포스타 바이 골든 블랑 "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죠.솔직히 샴페인은 잘 모릅니다. ㅎㅎ
저는 알망 같이 고급 샴페인을 마셔봐도 다른 저가 샴페인과 크게 다른 점도 없었고 위스키처럼 묵직하게 박히는 것도 아니고, 와인처럼 생산자 품종 따라 테이스팅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제 기준에 샴페인은 늘 적당히 톡 쏘고 끝나는 술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였죠.
그래서 그날도 그냥 넘기려 했죠.
그런데 한 모금 마시고 나서 한참 동안 머리 속에서 잊혀지질 않았습니다. 단순 맛 때문이 아니라, 이걸 굳이 왜 샀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4star-by-Golden-Blanc-Brut
포스타 바이 골든 블랑 시음 후기 및 테이스팅 노트
향은 청사과향이나 배향이 날 줄 알았는데.. 그냥 저가 와인에서 나는 청포도 알콜 향이 낫어요.
첫 모금에 느껴진 건 단맛도 산미도 아닌 청포도 껍질맛이었습니다.
익기 전 포도껍질을 씹을 때 나는 씁쓸함, 입안에 미끄러지며 남는 떫은 질감이 먼저 올라왔습니다. 샴페인 특유의 상큼함을 기대했다면 당황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청포도 껍질의 첫향을 이어선 배 향이 슬쩍 퍼졌습니다.과즙이 터지는 풍성한 느낌은 아니고, 배를 깎을 때 옆에 있으면 스치는 그 향에 가깝습니다. 한입 먹고 고개를 돌리는 사이에 잊혀지는 정도의 존재감.
탄산은 쌘편은 아니에요.기포는 작고 입안을 감싸는편 전체적인 과실향을 빠르게 정리합니다. 다만 정리 후에 남는 건 공허함에 가깝습니다. 향을 남기기 보단, 과실 향을 지우는 느낌이죠.
알코올 도수는 낮지만, 끝에 살짝 목 안이 데워지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부드럽게 넘어간다기보다, 마신 뒤에야 느껴지는 애매한 온기가 있어요. 기분 좋은 피니쉬는 아니고 술 마신 티가 나긴 나는 정도의 체감입니다.
포스타 바이 골든 블랑 스파클링 와인 테이스팅 노트
- 샴페인 색깔(외관)
연노란빛이 감도는 밝고 투명한 색상, 잔 안에서 올라오는 탄산 기포는 생생하고 지속적임 - 샴페인 향
코로 맡는 향은 뚜렷하지 않음, 전통적인 과일향보다는 미묘한 자연스러운 향 위주 - 첫맛(Initial Taste)
입에 닿자마자 느껴지는 쌉싸름한 포도껍질 맛이 강렬하게 다가옴. 익숙한 달콤한 과일향보다 껍질 특유의 텁텁함이 먼저 인상적 - 중간 맛(Mid-Palate)
부드러운 배 향이 서서히 퍼지면서 달콤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전달. 그러나 과일 맛들이 탄산에 묻히는 느낌 존재 - 탄산감
자연스럽게 툭치는 탄산이 전체 풍미를 감싸며, 다소 강한 청량감이 맛의 균형을 잡음 - 피니시(Finish)
낮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목넘김 시 은은한 따뜻함이 느껴짐. 마무리는 부드럽지만, 약간 의외의 온기감으로 여운을 남김 - 총평
무난하게 즐길만한 스파클링 샴페인 병 외관이 이쁜편이라 연말파티, 기념일, 피크닉 때 먹기 좋은 샴페인 정도
샴페인명 | 단도 | 산도 | 탄산감 | 청량함 | 피니쉬 여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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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타 바이 골든블랑 브뤼 |
포스타 바이 골든 블랑 브뤼 추천 안주 + 연말파티 샴페인으로 제격
이 샴페인을 먹을 기회가 있다면 적어도 입이 외롭지 않게 해줄 뭔가는 필요합니다.
솔직히 안주가 메인이 되고 샴페인이 사이드가 되는 구도가 오히려 낫습니다.안주보다도 그냥 자기 역할을 최소화해줄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그럴 땐 차라리 레몬 슬라이스 하나 넣고 마시세요. 어설픈 단맛보다 산미를 주입해서 날려버리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얇게 썬 카망베르 치즈 혹은 크림치즈 크래커
해당 샴페인이 못 해내는 부드럽고 진득한 질감을 치즈가 메워줍니다.
특히 크림치즈 계열은 배 향과도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고,입안에 남는 떫은 껍질 느낌도 자연스럽게 눌러줍니다.
이 정도 안주면 오히려 친구들 또는 연인 처럼 편하고 가까운 사이에서 즐기는 연말파티에선 되려 좋은 샴페인으로 추억 될만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디든 볼 수 있는 국내 최고의 사이드 메뉴인 감튀와 궁합이 좋았습니다.
바삭한 감자튀김 or 튀김류 기름진 안주가 이 샴페인의 탄산감을 잠시나마 “쓸모 있게” 만들어 주며 특히 감자튀김처럼 짠맛과 기름맛이 확실한 건, 이 술이 가진 미지근한 따뜻함과 묘하게 충돌하면서 리셋하는 느낌을 줍니다.
💡 TMI - 파티에서 술이 메인이 아니어도 되는 이유!
→ 사람들이 요즘은 무작정 마시는 분위기보다 함께 맛있는 걸 나누는 자리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에요.
술은 분위기를 살짝 올려주는 조연 정도로만 등장하고,살짝 입맛을 돋우는 역할이라 ‘음식 위주의 모임’에 제격이죠.
🎉 TMI - 샴페인이 축하 자리에 빠지지 않는 이유!
샴페인이 왜 늘 축하할 때 등장하냐고요? 그 이유는 단순히 탄산이 있어서 터지는 게 ‘화려해 보여서’만은 아닙니다.사실 샴페인은 예전부터 유럽 왕실과 귀족들이 축하 행사 때 마시던 상징적인 술이었어요.
포스타 바이 골든블랑 가격 및 가성비 평가
샴페인을 고르다 보면 가격이 정말 천차만별이라 뭐가 괜찮은 건지 헷갈리기 쉽죠.
포스타 바이 골든블랑 브뤼가 평균 6만 원 중후반이라면 이건 샴페인 중에서 딱 입문자나 가볍게 분위기 내고 싶은 자리에서 고르기 괜찮은 급이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모엣 샹동이 7~9만 원대고, 그보다 더 고급인 뵈브 클리코나 뿌삐에 같은 브랜드는 10만 원을 훌쩍 넘는 걸 생각하면, 포스타는 이름값 있는 브랜드는 아니지만 가격대비 괜찮은 외형과 맛을 보여주는, 말 그대로 ‘가성비 좋은 입문용 샴페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물론 전통 샴페인 특유의 깊은 향과 복합미는 조금 아쉬울 수 있지만, 적당한 산미와 청량감, 여운까지 갖추고 있어서 파티 자리에서 무겁지 않게 마시기엔 꽤 이상적입니다.
결국 이 가격대에서는 확실히 퀄리티에 비해 이름값으로 더 받는 샴페인들도 많은데, 포스타는 그런 느낌 없이 깔끔하게 자기 역할을 해주는 느낌이라, 화려하진 않지만 괜찮은 정도의 샴페인이라 생각이 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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