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찍은 야마자키 12년 야외 촬영샷
이미지 출처 - 알렉스 왕

yamazaki 12y

일본 위스키의 상징 같은 존재이자, 재패니즈 위스키 특유의 깔끔함과 정교함을 모두 담아낸 제품입니다. 저 역시 오랜만에 한 잔 따라보며 맛과 향, 그리고 피니쉬까지 차근차근 느껴봤는데요.

역시 완성도는 최고입니다. 웬만한 히비키 라인업은 다 이겨버리는 수준의 완성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다만, 국내에서 구매를 한다고 생각하면 고민이 깊어지긴 합니다..


현재 국내 평균 시세가 30만 원 이상이며 이마저도 편의점 Cu 같은 곳에서 구매한다고 하면 30 중후반은 우습게 가버리기도 하죠.

가성비를 생각하면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일본에서 직구하는게 낫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야마자키 12년의 맛, 향, 피니쉬에 대한 테이스팅 노트와 함께, 제가 생각하는 구매 추천 가격대까지 솔직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목차

산토리 야마자키 12년 리뷰 테이스팅 노트

야마자키 12년 병과 포장지
이미지 출처 - 케니 자비스

yamazaki 12y - Nose : 향
야마자키의 부드러운 노즈 - 꽃향기

잔에 따르자마자 느껴지는 향은 부드럽게 피어오르는 꽃향기였습니다. 

겉으로는 산뜻한데, 안쪽에는 잘 익은 복숭아의 단향이 숨어 있습니다. 

복숭아와 자두, 거봉 같은 진득한 과실향이 중심을 잡고, 그 위에 레드 와인의 은은한 기운과 바닐라가 얇게 깔립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허브와 코코넛, 그리고 꿀의 달콤함이 차분히 번져오는데, 알코올 자극이 거의 없어 향만으로도 오래 즐길 수 있었습니다.


yamazaki 12y - Palate : 맛
달달한 맛이 느껴지는 산토리 야마자키의 팔레트


향에서 느꼈던 농밀함과 달리, 첫 모금은 의외로 깔끔하게 들어옵니다. 

달콤한 초콜릿과 바닐라의 부드러움이 살짝 스치지만, 전반적으로 드라이하고 투명한 질감이 인상적입니다. 

목넘김 부분에선 청사과의 산뜻함과 은근한 매운 향신료가 번갈아 나타나고, 뒤이어 살짝 우디한 텍스쳐가 깔립니다. 바디감은 무겁지 않아, 버번 위스키처럼 진득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가볍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되려 이 덕분에 물처럼 술술 넘어가는 특유의 매력이 살아납니다.

yamazaki 12y - Finish : 여운

피니쉬는 중간 정도로 꽤나 단정하게 떨어집니다. 

바닐라와 말린 과일의 달콤함이 스치고, 그 뒤로 은근한 스파이시함이 혀끝에 잔잔하게 남아 여운을 줍니다. 마지막에는 과일 껍질 같은 산뜻한 드라이함이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네요.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편으로 호불호가 적은 이유를 단번에 알 것 같습니다. 다음 잔을 부르고 싶은 기분을 만듭니다.

산토리 야마자키 12년 총평 - 후기




솔직히 말해, 예전엔 이 친구가 이렇게 귀한 몸이 아니었습니다. 

10만 원 언저리에서 널널하게 구할 수 있었고, 일본 다녀온 지인들이 편의점에서 사 와서 저녁에 공원이나 근처 강가에 앉아서 사는 얘기 일 얘기를 나누며 마시는 데일리 위스키의 이미지 였죠...

그런데 어느 순간, 드라마와 해외 수요 폭발로 가격이 치솟더니 지금은 30만 원을 훌쩍 넘기고, 심지어 40만 원에도 거래되는 모습을 보니... 참 격세지감입니다.


술이라는 게 결국 과 더불어 감성을 사는 거니까요. 일본 위스키가 쌓아온 장인정신 이미지, 고급스러운 병 디자인, 큼지막한 한자 라벨에서 나오는 장인 정신 이런 요소들이 마음에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합리적인 가격선을 중요하게 보는 편입니다. 이번에 시음해 본 야마자키 12년은 부드러운 플로럴 향과 잘 익은 과일의 밸런스가 정말 매력적이었고, 데일리 위스키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스타일이었어요. 

다만, 이걸 40만 원 주고 살 거냐고 묻는다면 제 대답은 단호하게 "아니요"입니다.


30만 원 이상이면 대체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너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발베니 12년 더블우드나 글렌드로낙 12년을 넉넉하게 들이고도 치킨 한 마리 시킬 수 있고, 로얄살루트 21년 구형 두 병을 살 수도 있습니다. 

조금만 더 보태면 알라키 10년 캐스크 스트렝스나 히비키 두 병도 가능하죠. 개인적으로는 히비키가 스타일은 다르지만, 가격 대비 만족도는 훨씬 높다고 생각합니다.



산토리 야마카지 12년 추천 안주 3개

추천 안주 특징 왜 어울리는가
황태채 + 마요네즈 고소하고 은은한 단맛, 씹을수록 감칠맛 야마자키 12년의 플로럴 향과 부드러운 바디에 잘 맞으며, 마요네즈가 알코올 자극을 부드럽게 완화
허니버터 아몬드 달콤·짭짤한 맛과 고소함 위스키의 과실향과 조화를 이루고, 씹을 때마다 단맛이 피니시를 더 길게 느끼게 함
큐빅 크림 치즈 부드러운 식감 드라이한 팔레트와 스파이시함을 부드럽게 감싸며,  피니시와 어울림

야마자키 12년 추천 구매 가격대 + 가성비 가격

솔직히 말해서, 야마자키 12년은 한때 가격이 꽤 합리적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국내에서 보이는 36만 원대 가격은 제 기준에서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이 정도 금액이면 이미 ‘가성비’라는 단어는 멀리 떠나버린 상태죠.


제가 생각하는 적정선은 국내 시세로 25만 원 전후입니다. 그 정도면 브랜드 가치와 희소성, 그리고 맛을 모두 감안해 그래, 한 병쯤 들여볼 수 있겠다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 정도 가격이면 충분히 ‘소장 가치 있는 한 병’이 되고, 특별한 날을 위해 아껴둘 만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36만 원을 주고 마실 용도로 들인다? 저는 그건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시음을 해보고 싶은 것이라면 은근히 위스키 바에서 야마자키 12년을 파는 곳이 많습니다. 1잔에 2만원 언더면 괜찮으니 먼저 바에서 시음을 해보고 구매를 결정하세요.




물론, 일본 현지에서 2만 엔 초반이나 그 이하로 구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너무 저렴하면 가짜 야마자키일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