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비키라는 이름은 공명을 뜻하는데요, 1989년 산토리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처음 선보인 위스키입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막 위스키 생산을 시작하고 있지만,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작들을 만들어냈죠.
저는 운 좋게 24년도에 70만원대에 구매했는데, 사실 그 가격이면 고급 위스키 하나를 더 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히비키 시리즈는 12년, 17년은 단종 되기도 했고..
21년산은 주변 지인분들도 살 수 있으면 꼭 사는게 좋다라는 말 때문에 팔랑귀인 저는 사버리고 말았죠 ㅎ...;;
처음 발베니를 마셨을 때 꿀향이 엄청 강하게 느껴졌는데, 히비키 21년은 그보다 더 진하고 풍부한 꿀향과 은은한 바닐라가 어우러집니다.
도수는 43도라 약간 밍밍한 느낌도 없지 않지만, 그만큼 부드럽고 편안한 맛이 특징이라 생각합니다.
히비키 21년 맛, 향 피니쉬 - 테이스팅 노트
히비키 21년의 향은 워낙 복합적이라 한 번에 다 파악하기 어려웠어요.
우선 배와 포도 향이 코를 꽉 채우는데, 그 위에 꽃향기가 살짝 감싸며 전체적으로 단단한 나무 향이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히비키 시리즈 중에서 캬라멜의 향이 가장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라인업이기도 해요.
그리고 약간 홍차처럼 약간의 신맛의 향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뭐랄까.. 이게 차에서 느껴지는 향보단 나무 오크에서 나오는 은은한 신향이 난다는 느낌이 맞겠네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달콤한 포도 향이 점점 더 도드라지더군요. 꿀과 알코올 느낌도 은은하게 따라옵니다.
첫맛은 진한 단맛이 확 와 닿습니다. 야마자키에서 느꼈던 카라멜 향이 강렬하게 느껴지고, 30년보다 살짝 신맛이 섞여 있어서 전반적인 밸런스를 무너지지 않게 잡아줍니다.
꿀, 꽃, 배리류, 포도 등 과일 향이 어우러지면서 43도임에도 꽤 강한 타격감을 주는 편이에요. 특히 살구 향이 길게 이어져 피니쉬까지 지속됩니다.
끝 맛에서는 약간의 산미와 짠맛도 살짝 느껴져서 복합적인 맛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피니쉬는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면서 은은하게 마무리됩니다.
목을 넘길 때 살구 향이 오래 남고, 나무와 흙 내음이 조용히 퍼졌다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다만 21년 숙성 치고는 피니쉬가 다소 약한 편이라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마지막에 꿀과 산미가 다시 한 번 살짝 올라왔다가 사라지는 부분은 히비키 특유의 ‘가늘고 길게 이어지는’ 느낌을 잘 보여줍니다. 일본 사무라이가 조용히 물러나듯, 부드럽고 은근하게 여운을 남기는 그런 인상이랄까요.
히비키 21년 총평 - 리뷰 및 후기
히비키 21년을 면세점 가격에 구할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 강력 추천하고 싶습니다.
달콤한 위스키를 좋아한다면 분명 만족할 만한 맛이에요. 마실 때마다 느끼는 건, 히비키 특유의 피니쉬가 굉장히 가늘고 길게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특히나 히비키 시리즈 중에서 가장 "카라멜"의 향과 맛이 강한 라인업 입니다. 달달한거 좋아하고 평소 버번을 즐겨 드시던 분에겐 가장 잘맞을 히비키 라인업 중 1개이지 않을까 싶네요!!
때론 피니쉬가 묵직하고 무거워서 다음 잔을 쉽게 들기 힘든 위스키들이 많은데, 이 21년은 그런 부담 없이 계속 마시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분명 맛은 뛰어난데, 가격대가 워낙 높아서 ‘내 머리를 봉인’하게 만드는 그런 느낌도 들긴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자주 마시기보다는 가끔 잔술로 즐기는 쪽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향도 비어 있는 것 같은 구간이 있지만 그 순간에 집중하면 오히려 은은하고 다양한 향이 계속해서 나타나는 독특한 구조입니다. 이 점이 바로 블렌디드 위스키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야마자키보다 더 정돈된 느낌의 향과 맛이 확실히 존재해서, 그 자체로 메리트가 충분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부담스러운 면도 분명 있죠.
그래서 결국 가격 부담을 덜고 싶다면, 비슷한 계열의 로샬 구형 같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도 히비키 21년만의 우아하고 깔끔한 마무리는 분명히 한번쯤 경험해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히비키 21년 적정 구매가격대 + 추천 가성비 구매 가격대
분류 | 가격 (원) |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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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구간 | ~90만 원 이하 | 면세점 가격대, 실구매 최적가. 부담 적고 추천. |
적정가 구간 | 90만 ~ 110만 원 | 국내 정상가, 합리적 가격. 구매 고려 가능. |
고민 구간 | 110만 ~ 130만 원 | 리셀 가격대, 구매 고민 필요. 가치 대비 부담. |
비추천 구간 | 130만 원 이상 | 가격 부담 큼. 비슷한 급 고급 위스키 고려 권장. |
히비키 21년 다른 히비키 시리즈와 다른 부분들
히비키 21년은 다른 히비키들하고는 확실히 달라요. 12년이나 하모니가 가볍고 부드러운 맛을 주로 한다면, 21년은 진짜 좀 더 깊고 묵직한 맛이 느껴집니다.
숙성 기간이 길어서 그런지 나무향도 진하고, 과일이나 꽃향기도 더 풍성하게 퍼져서 마실 때 훨씬 풍부한 느낌을 줘요.
특히 달콤한 꿀이나 살구향이 기본에 깔려 있는데, 은은한 스모키함과 오크에서 나오는 살짝 신맛 같은 게 섞여 있어서 맛이 훨씬 다채롭고 매력적입니다.
피니쉬도 길게 이어져서 입 안에 감도는 느낌이 꽤 좋아서, 마시는 내내 만족스러워요.
하모니나 12년은 가볍게 즐기기 좋은 친구들이라면, 21년은 좀 더 제대로 음미하고 싶을 때 꺼내기 좋은 그런 위스키입니다. 마시면 “아, 일본 위스키다” 싶은 느낌이 확 들죠. 그래서 부담은 좀 있지만, 한 번쯤은 꼭 경험해볼 만한 위스키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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